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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도] 곽정은 “나와 만나고 헤어진 모든 남자에게 고마워요”

운영자
2019-03-02

 


한국일보 기사


[삶도] 곽정은 “나와 만나고 헤어진 모든 남자에게 고마워요”


알고 보니 미래를 산 덕분이었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꿈 꾸며.


사람이 허무해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그 동안 오늘만 살았구나’ 하는 자각을 할 때다. 푯대 없이 그저 바쁘고, 정신 없이, 그래서 힘겹게 버텨내기만 한 오늘의 땀 속에서 보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그는, 오늘이 아닌 내일을 살았다. 내일에 지향점을 두면 오늘 내가 무얼 해야 할지가 보였다. 대학 때 꿈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거였다. 무엇으로? 글이었다. 어린 시절, 터울 많은 오빠와 언니는 멀었고, 책은 가까웠다. 읽고 읽었던 책은 글짓기의 좋은 연료가 됐다. 고3 땐 논술이 한국일보에 여러 번 우수 사례로 실리기도 했다. ‘그래, 기자가 되자.’


여성지 ‘휘가로걸’과 ‘싱글즈’를 거쳐 꿈의 직장으로 여겼던 ‘코스모폴리탄’(코스모)에 입사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 잡지사에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초년 기자 때도 그의 눈은 현실 너머에 있었다. 코스모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기자만 하고 말 건가? 그 다음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에 생각이 미치니 답이 나왔다. ‘아니야, 나는 책도 쓰고 강연도 하며 살 거야.’ 3년 뒤 거짓말처럼 출판 제의를 받았다. 야근하고 집에 들어와 녹초가 돼서도 하루에 1, 2꼭지씩은 꼭 글을 썼다. 2009년 첫 책을 낸 지 벌써 10년, 2월엔 공저 2권을 포함해 9번째 책이 나온다.


“저는 기억도 나지 않는데, 전 직장 선배들이 얘기를 해주며 웃더라고요. 제가 유명해져서 책 쓰고 강연하면서 살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언제나 일하는 사람으로서 지평을 넓히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죠.”


2013년 첫 고정 출연 프로그램인 JTBC ‘마녀사냥’은 곽정은(41)을 연예인에 준하는 작가로 만든 계기다. 유명세라는 홍역과 인지도가 주는 힘이 함께 찾아왔다. “유명해져서 치른 대가가 분명히 있죠.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비난 받아야 하는 일 같은. 하지만 누군가 그럼 시간을 돌려서 유명해지지 않고 그냥 조용히 기자로만 살 거냐고 묻는다면? 그럴 생각 없어요. 제게 온 기회를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 저는 긍정적인 의미의 권력 지향적인 사람이니까. (웃음)”


인지도라는 권력으로 그는 또 다시 확장을 준비한다. 자아와 진정으로 만나게 해준 명상, 그로 인해 얻은 마음의 평온함을 나누고 싶다. “명상으로 외부의 기능적인 나와 내 안의 암반 같은 진짜 나를 연결하는 길을 뚫은 것 같아요. 그 둘이 만나는 경험을 하고 나니까, 지금은 별로 겁날 게 없죠.” 나이 마흔, 외풍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게 됐다.


오는 22일 그래서 그는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특별한 책방을 연다. 여성, 심리 상담, 명상, 강의, 그리고 책이 있는 곳, 그의 표현대로라면 “곽정은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곳”이다. “우리 세대엔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확신을 주는 언니 세대가 별로 없었어요. 지금도 남성에 비해선 훨씬 적죠. 대단한 집안 출신이 아니어도, 어릴 때부터 주목 받을 기회가 주어진 게 아니어도, 자신의 지향대로 삶을 이끌어 나가다 보면 힘을 갖게 되고 그걸 누군가에게 나눌 수도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되고 싶어요.”


그러니 연애가 시시해진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어떤 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에 지금은 별로 관심이 없어요. 더구나 이런 거사를 앞두고 있는데. (웃음)”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가 이글이글거리는 듯 반짝였다.


[원문보기]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2010951772437?did=NA&dtype=&dtypecode=&prnew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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